찬동이는 자기 전에 엄마랑 기도를 꼭하고 잔다.
찬동이가 말을 잘못하니까..
지금까지는 엄마가 대신해줬지.
엄마가 기도하는 동안 찬동이는 예쁘게 기도손하고 듣고 있었어.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기도하자~ 하니까..
기도손하고 혼자 기도를 하는거야.
찬동이 기도가 정말 이뻐서..
잊어버리기 전에 적어 두려고 이렇게 들어왔다.
찬동이의 기도..
(성호를 그으며) 아멘~
하느님.. 오늘은 엄마랑.... 찬동이랑..... 놀았어요~
어지러(지렁이)는 무쪄워요~ 길어요~
매미는... 나무에... 무쪄워요~
아멘~
하느님 사랑해요~ 하트
찬동이의 기도에도 나왔지만.. 오늘 찬동이랑 엄마랑 둘이 놀았지.
아빠는 회사에 가서 공부하시고 말이야.
놀이터에서 엄마랑 놀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렁이를 봤어.
지렁이 한마리가 화단에서 아스팔트로 나오고 있었지.
아스팔트로 기어나왔다가 자동차에 치일까봐
엄마랑 찬동이랑 지렁이를 다시 화단에 넣어줬어.
찬동이는 계속 지렁이가 무섭다고
"지렁이 빠빠이~ 빠빠이~" 하면서 일어났지.
그러더니 기도할 때 그 생각이 났는지 "길어요.. 무서워요" 하더라.
매미는 며칠 전에 봤어.
그때도 엄마랑 아파트 화단을 지나다가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를 보았지.
매미를 보기 전까지는 매미소리를 들으면..
"매미.. 나무에.. 맴맴맴.." 하면서 좋아했는데..
매미를 본 이후 부터는 매미소리를 들으면..
"매미.. 무쪄워~" 한다.
그날 매미를 본 나무 근처에서 매미가 벗어놓은 허물도 봤어.
그건 껍데기라고.. 매미 없다고.. 못 움직인다고.. 말을 해줬는데..
"매미껍데기 무쪄워~ 빠빠이~" 하고는 얼른 집으로 돌아왔지.
엄마는 매미나 잠자리 같은 곤총을 워낙 무서워하니까..
찬동이가 무서워하고.. 잡아 오지 않는게 다행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도 어렸을 땐 그런거 안무서워했다.
맨날 잠자리, 매미, 메뚜기 같은 것들 잔뜩 잡아와서는
집에 풀어 놓곤 했는데..
그러면 할머니가 너무 싫어하셨지.
특히 매미를 창문에 몇마리 붙여놓으면..
매미 울음소리로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모른단다. ㅋㅋ
찬동이도 좀더 크면 그러겠지?
그땐 엄마가 기도할지도 모르겠다.
"하느님.. 매미 무서워요. 찬동이한테 매미가 안잡히게 해주세요~"
찬동아 사랑해~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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